
며칠 전, 한약을 먹었으니 상태를 봐야 해서 다시 한의원에 방문했다가 먹을 것에 의한 스트레스를 한의사에게 풀려다 되려 민망해졌던 날, 한의원을 나서자마자 근처에 있는 아무 데나로 들어간 곳(배가 많이 고팠다;)이 바로 김밥천국, 혹자는 김밥지옥이라고도 하는 그곳이다.
김밥이 메인이어야 할 그곳에서 김밥을 주문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 조금은 충격이었다. 사실, 내가 사는 동네만 해도 김밥천국이란 간판을 내건 가게가 둘인가 셋 정도 있는데, 발걸음을 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김밥 한 줄에 가격이 천 원하던 시절에 발걸음하고 끊었으니, 뭐….(긁적)

어쨌든, 뭔가 메뉴가 쓸데없이 잡다하게 많았는데 그동안 먹지 못했던 것에 한이 맺힌 나는, 특히 고기가 먹고 싶어서 주로 제육볶음이라던지 뭐 이런 쪽에 눈이 가더라. 결국, 시킨 건 기름기 철철 흐르는, 잘못하면 지뢰 밟는 치즈돈까스를 시켰는데, 다행히 나온 건 돈까스 위에 슬라이스 치즈 한 장 얹어 상을 뒤엎고 싶은 충동유발적인 돈까스가 아닌, 정상적인 치즈돈까스였다.
그런데, 겉보기로는 조금, 크게 실망했다. ……메인인 돈까스의 크기야 좀 봐줄 만했지만, 밥은 한 공기도 아니고 반 공기 정도 털썩 엎어놓은 모양새에 샐러드랍시고 나온 채소는 한 젓가락이면 없어질 양, 조롱하는 건지 진심인 건지 의미를 알 수 없는 단무지 두 조각.(단무지는 한 접시 추가했다;) 그저 ‘정상적인 치즈돈까스’에만 만족하자고 입 다물고 먹기 시작했는데,
…………아뿔싸.
죄송합니다. 무시했어요. 얕봤습니다. 이거 양이 장난 아니다. 밥을 왜 반 공기만 덜렁 줬는지 알 것 같아요. 어쨌든, 급실망하고 먹어서 그런지 생각 외로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애초에 오랜만에 입에 대는 고기라 그게 중요하긴 했지만, 맛은 평범했어도 양은 만족했으니 대충 괜찮은 것으로 타협.

이건 같이 갔던 친구가 시킨 된장찌개. …와 딸려나온 밑반찬. 맛을 봤습니다. 우걱우걱. ……엥? 흠, …으음. 음. 닥치고 내 것만 먹었다. 된장찌개는 물에다 진하게 된장을 풀어놓은 맛. 찌개에 호박이라던가 두부라던가 자잘한 게 조각이라던가 모시조개 같은 것들도 두어 개 들어가 있기는 했는데 다 소용없다. 재료 값이 아까울 정도로 훌륭하게 물에 된장만 좀 진하게 푼 맛밖에 나질 않았다. 어휴. 참고로, 돈까스와 같이 먹으라고 나에게 나온 된장국은 된장찌개보다 조금 묽게 푼 된장물맛이었음.
결론, 오늘은 친구네 집에서 수육을 해먹기로 했다. 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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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중요한건 결론이군요.
바로 그거야! 역시 넌 뭔가 아는 구나!!
푸흐흐!!
-ㅁ- 나도 몇일전에 스테이크 김밥천국에서 시켜 먹었는데...후회했으이... 그냥 돈까스나 시켜먹을껄...같이 시킨 동태찌개는 짰...
김밥천국에서 스테이크도 파는구나.(쿨럭)